전주 웨딩홀 사진 잘 나오는 홀의 공통 특징은?
전주 웨딩박람회를 다니면서 계속 핸드폰 앨범만 열어보게 되었다. 홀 사진을 볼 때마다 “여긴 뭔가 느낌 있다” 싶은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아무리 봐도 사진이 평면처럼 느껴지는 곳도 있었다. 식대나 위치보다도 자꾸만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결혼식 끝나고 가장 오래 남는 게 결국 사진이라는 걸 내가 이미 알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마음을 정했다. ‘오늘은 사진 잘 나오는 홀만 보자.’ 그리고 상담 들으면서 하나하나 느낀 걸 그대로 메모했다. 이 글은 그날 내 일기장을 옮겨놓은 기록이다.
1. 첫인상은 조명, 다음은 천장 높이였다
홀에 들어가는 순간, 조명이 모든 걸 결정해버렸다. 내 얼굴이 어떤 느낌으로 나올지, 분위기가 어떤지, 그게 조명 색 하나로 확 바뀌는 걸 계속 체감했다. 천장 높이도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었다.
- 노란 조명은 순간적으로 피부를 칙칙하게 만들었다.
- 너무 하얀 LED 조명은 예식장이 아니라 병원 같은 느낌을 줬다.
- 천장이 낮은 홀은 사진 구도가 눌리는 느낌이었다.
- 높은 홀은 샹들리에나 무빙라이트가 들어가면서 화면이 자연스럽게 풍성해졌다.
샘플 사진을 보면서 가장 많이 적은 문장은 이거였다. “조명 방향이 좋으면 눈 밑 그림자가 덜 진다.” 그림자가 없으면 얼굴이 훨씬 편안해 보였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2. 버진로드가 사진 구도를 결정했다
사진 잘 나오는 홀들은 버진로드가 다 예뻤다. 길이도 그렇고, 폭도 그렇고, 양쪽 장식도 조화로웠다. 왜 그런지 나중에 생각해보니 결혼식 사진의 절반이 버진로드에서 나온다. 입장하는 순간, 걷는 순간, 뒤돌아보는 순간… 사진의 ‘선’이 예뻐야 전체가 예뻐지는 거였다.
- 버진로드가 너무 좁으면 사진이 갑갑해 보였다.
- 너무 길면 중간에 동선이 늘어져 보였다.
- 꽃 장식이 높으면 사람을 가려버렸다.
- 바닥 재질 따라 반사광이 다르게 찍혔다.
그래서 상담할 때 꼭 물었다. “버진로드 전체가 나오는 샘플 사진 볼 수 있을까요?” 이 질문 하나만 해도 그 홀 분위기가 바로 감이 왔다.
3. 단상 배경, 결국 사진의 거의 모든 순간에 등장하는 곳
의외로 가장 많이 남는 배경은 단상 뒤쪽이었다. 주례, 축가, 부모님 인사, 결혼식의 중요한 순간들이 모두 그 앞에서 찍히니까. 그래서 나는 단상만 보면 자동으로 사진을 상상하게 되었다.
- 색이 너무 진한 배경은 사람이 묻혔다.
- 패턴이 강한 배경은 시선이 분산됐다.
- 중간톤 배경은 안정감이 있었다.
- LED 화면 배경은 영상 스타일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단상 사진을 보며 적은 일기문이 있다. “배경이 조용할수록 사람의 표정이 더 잘 보인다.” 사진이 잘 나오는 홀들은 배경이 화려해 보여도 결국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4. 하객샷이 예쁘게 나오는 구조였다
생각해보면 결혼식 끝나고 가장 많이 돌려보는 사진이 신랑·신부 단독샷보다도 하객들과 웃으며 찍힌 사진이었다. 그래서 나는 홀을 볼 때 사이드에서 찍었을 때의 그림을 꼭 떠올렸다.
- 사이드 동선이 막히지 않아야 작가님이 움직일 수 있었다.
- 좌석이 계단식이면 뒷줄 하객까지 표정이 살아났다.
- 기둥이 큰 홀은 생각보다 많은 컷이 가려졌다.
그래서 나는 이런 질문을 자주 던졌다. “하객 표정이 많이 나온 샘플 사진도 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하면 그 홀의 분위기가 정확하게 드러났다.
5. 로비·포토존이 예식의 첫 이미지였다
홀 사진만 예쁜 곳보다 로비·포토존까지 예쁜 곳이 실제 예식에서 훨씬 만족도가 높았다. 가족사진, 친척 단체샷 대부분이 이곳에서 찍히기 때문이다.
- 로비 천장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사진이 시원했다.
- 자연광이 들어오는 로비는 무조건 예뻤다.
- 포토존이 시즌별로 바뀌는 곳은 디테일이 좋았다.
전주 홀 중에는 포토테이블과 포토월이 진짜 예쁜 곳도 많았다. 그런 곳들은 따로 별표 쳐놓았다. “여긴 예식 전 사진이 강점이다” 하고.
6. 내가 실제로 적어둔 사진 체크리스트
그날 밤, 상담을 마치고 숙소에서 적어둔 체크리스트다.
- □ 조명 색이 따뜻한지, 너무 노란지
- □ 버진로드 폭·길이가 자연스러운지
- □ 단상 배경이 사람을 살려주는지
- □ 천장 높이가 답답하지 않은지
- □ 작가님이 움직일 수 있는 사이드 동선이 있는지
- □ 로비 사진 샘플이 충분히 있는지
- □ 실제 본식 스냅을 1~2팀 정도 볼 수 있는지
이 체크리스트 덕분에 감성에만 휘둘리지 않고 홀을 비교할 수 있었다.
7. 마지막에 나에게 던진 질문
사진을 잔뜩 저장해 놓고 침대에 누워 하나씩 넘겨보다가 결국 나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 “이 홀에서 찍힌 신부가 나라고 생각했을 때, 마음이 편한가?”
- “가족들이 웃고 있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상상되는가?”
- “10년 후에 다시 봐도 이 사진을 좋아할 수 있을까?”
아마 웨딩홀 선택은 그런 질문의 답이 조용히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순간에 결정되는 것 같다. 전주 웨딩박람회를 돌면서 내가 느꼈던 것들이 누군가의 선택에도 작은 기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