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웨딩박람회 예복·한복 상담 시 체크리스트
전주 웨딩박람회에서 예복이랑 한복 상담을 받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홀 상담만 해도 정신이 없는데, 예복·한복까지 들어가니까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었다. 특히 예복은 신랑 쪽 의견이 정말 크게 들어가고, 한복은 양가 부모님까지 관여하니까 그야말로 ‘누구 하나 빠짐없이 챙겨야 하는 파트’ 같았다.
그래서 그날 상담을 들으면서, 나는 무작정 고개만 끄덕이지 않기 위해 메모장에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오늘 글은 그날의 기록을 옮겨둔 일기 같은 글이다.
1. 예복은 핏이 전부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상담을 들으며 제일 먼저 깨달은 건 예복은 무조건 핏이라는 사실이었다. 원단이 좋고 브랜드가 유명해도, 핏이 엉망이면 그냥 아무 의미가 없었다.
- 어깨 라인이 맞는지 가장 먼저 본다.
- 허리 라인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지 체크한다.
- 바지 기장은 짧으면 촌스럽고, 길면 구겨진다.
- 정장은 조명이 그대로 드러내니 팔 길이·어깨 폭이 완벽해야 한다.
샘플 착용 사진을 보여주는데, 신랑 얼굴보다 먼저 눈이 갔던 건 어깨였다. 정말 어깨 라인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정장은 화면에서도 티가 났다. 그때 적었다. “예복은 결국 테일러 실력이다.”
2. 원단은 사진에 다 드러난다
박람회에서는 원단도 정말 다양하게 보여줬다. 울, 캐시미어, 혼방, 트윌, 미세 패턴… 처음엔 다 비슷해 보였는데,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까 완전히 달랐다.
- 광택이 너무 강하면 하객샷에서 번들거린다.
- 무광에 가까운 원단은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
- 잔패턴이 들어간 원단은 사진에서 모아져 보일 수 있다.
- 색상은 네이비·차콜·블랙이 가장 무난했다.
상담받으면서 나는 계속 이런 생각을 했다. “정장은 가까이서 볼 때보다 사진에서 더 많은 정보가 드러난다.” 그래서 샘플 사진을 꼭 요청하라는 메모를 크게 별표로 남겼다.
3. 대여냐 맞춤이냐, 결국 일정과 예산 문제였다
상담할 때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이거였다. “대여가 나을까요, 맞춤이 나을까요?” 각각 장단점은 명확했다.
- 대여 – 예산이 낮고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다.
- 맞춤 – 핏이 좋고 사진 퀄리티가 확실히 올라갔다.
- 맞춤은 제작 기간이 길어서 일정 여유가 반드시 필요했다.
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비싸도 맞춤이 마음에 남을 것 같다. 하지만 일정 여유 없으면 대여도 나쁘지 않다.” 결혼 준비는 결국 타협의 연속이었다.
4. 한복 상담은 부모님 만족도가 절반이었다
한복 상담은 분위기가 또 달랐다. 내 한복도 중요하지만, 부모님 한복을 어떻게 할지가 훨씬 더 큰 문제였다. 색감, 금박, 문양, 길이, 치마 볼륨… 정말 선택할 게 너무 많아서 순간 멍해졌었다.
- 부모님 나이대에 어울리는 톤이 있다.
- 사진에 가장 잘 나오는 색은 은은한 파스텔 계열이었다.
- 금박이 너무 많으면 사진에서 번쩍거렸다.
- 어머니 한복은 상의 라인·어깨선이 제일 중요했다.
상담사가 부모님 한복 샘플을 보여주는데, 나는 잠시 멍하니 사진을 바라봤다. 그 순간 생각이 들었다. “이건 단순한 의상이 아니라 예식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구나.”
5. 한복 맞춤 일정은 절대 타이트하게 잡으면 안 된다
한복은 웬만하면 맞춤을 많이 추천해주었다. 특히 전주 지역은 전통 한복집이 많은 편이라 디자인부터 색 배합까지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 상담 → 디자인 확정 → 초벌 → 수정 → 완성까지 최소 한 달 이상.
- 수정 과정이 꼭 필요해서 촉박한 일정은 절대 비추천.
- 부모님 한복은 몸에 맞추는 부분이 더 많아서 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
그날 적었다. “예복은 일정 어찌저찌 되는데, 한복은 일정이 모든 걸 결정한다.” 다음 박람회 가는 사람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조언이었다.
6. 내가 적어둔 실제 체크리스트
- □ 예복 핏이 정확한지 (어깨·허리·바지 기장)
- □ 원단 텍스처가 사진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 □ 맞춤 vs 대여 일정 가능 여부
- □ 부모님 한복 색감이 서로 잘 어울리는지
- □ 금박·문양이 과하지 않은지
- □ 한복 제작 일정이 예식일에 여유 있는지
7. 마지막으로 나에게 적어둔 문장
박람회 상담을 마치고 집에 와서, 나는 잠시 조용히 메모장을 다시 열어봤다. 그리고 이렇게 적었다.
- “예복은 결국 신랑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옷이다.”
- “한복은 예식의 격을 결정한다.”
- “사진 속에서 오래 남는 건 화려함이 아니라 조화다.”
그날의 기록이 누군가에게도 작은 기준점이 되면 좋겠다. 전주 웨딩박람회에서 예복·한복 상담을 앞두고 있다면 이 일기를 하나의 체크리스트처럼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